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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빠르고 더 싸게…한국 은행권, 계좌이체-해외송금 '불꽃 경쟁'

 

축의금.jpg

 

직장인 최정여 씨(35·여)는 이달 초 친구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결혼식 축의금을 부탁했다. 그는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켜는 대신 스마트폰 자판에 있는 SC제일은행 마크를 눌렀다. 그러자 메신저의 자판 화면이 계좌이체 창으로 바뀌었다. 이 창에서 친구의 연락처를 선택한 뒤 금액과 비밀번호 4자리를 입력하자 5초도 되지 않아 계좌이체가 끝났다.  

 

시중은행들이 앱 없이도 계좌이체와 조회 등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나라 밖으로 돈을 보내는 해외송금 서비스도 속도와 가격 경쟁이 한창이다.  

 

은행권의 ‘이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수수료는 낮아지고 편의성은 높아져 고객들의 혜택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C제일은행과 신한은행은 ‘키보드뱅킹’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였다. 은행 앱에 들어가지 않고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금 이체와 계좌 조회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스마트폰 메신저로 대화를 하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다가 손쉽고 빠르게 돈을 보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기존에는 은행 앱을 켠 뒤 공인인증서 비밀번호와 상대방 계좌번호를 입력하고 비밀번호를 다시 한 번 눌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입자가 3만 명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의 메신저 기반 뱅킹 플랫폼인 ‘리브똑똑’에서도 대화 도중 ‘\’ 버튼을 이용해 바로 돈을 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메신저 대화를 하다가 ‘\20000’을 입력하면 상대방에게 바로 2만 원이 이체된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기업·개인사업자를 위한 ‘연락처 이체’ 서비스도 시작했다. 기업·개인사업자가 사전에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등록해두면 계좌번호 없이도 돈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해외송금 서비스도 경쟁이 뜨겁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최근 해외송금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인 건당 5000원으로 낮췄다. 송금 절차도 송금 국가와 금액, 받는 사람, 보내는 사람 등 3단계로 간소화했다. 기존에는 상대방의 해외 계좌 정보와 은행 이름, 은행 주소, 스위프트(국제은행간통신협회) 코드 등을 모두 입력해야 했다.

 

시중은행들은 특정 국가를 중심으로 간편 해외송금 서비스를 내놓으며 맞서고 있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최근 상대방의 전화번호나 송금번호, 영문 이름만 알면 베트남으로 돈을 보낼 수 있는 간편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민은행은 미국 달러화로 이중 환전할 필요 없이 필리핀 페소화로 돈을 보낼 수 있는 바로송금 서비스를 내놓았다. 

은행들이 이처럼 이체 경쟁에 앞다퉈 뛰어드는 것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빼앗긴 ‘집토끼’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서다.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이 10초 안에 돈을 보낼 수 있는 이체 서비스를 내놓자 반응이 뜨거웠다. 매달 월급의 일부를 인터넷은행에 보내 ‘계좌이체용’으로 쓰는 소비자까지 생길 정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에 맞서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개선하고, 더 빠르고 더 싼 이체 서비스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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