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누나 통화 10만건 중 전원 자주 꺼진 회선 발견
부산 군대 동기 만나던 날 자주 켠 전화로 위치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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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이태원 살인사건>의 용의자 박씨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사건의 시작은 2011년 12월 8일 새벽 4시 애틀랜타 인근 덜루스에 있는 한국인이 운영하던 실내 포장마차였다. 이곳은 한인타운에서 유일하게 새벽까지 영업하는 곳이며, 근처 술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던 박씨가 일을 끝내고 찾는 단골집이었다. 이날도 박씨는 함께 종업원으로 일하던 신모(36), 이모(31), 강모(26)씨와 함께 이 포장마차를 찾았다. 당시 포장마차에는 현지 호스트바에서 일하던 고모(당시 32세)씨와 친구, 여성 2명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두 일행이 술에 취한 뒤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 "버릇이 없다"며 말싸움을 벌였지만 술집 주인과 고씨 측 여성들의 만류로 큰 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오전 6시쯤 고씨 일행이 계산을 하고 포장마차를 나설 때쯤 싸움에 다시 불이 붙었다. 30분가량 벌어지던 몸싸움은 고씨 일행이 차에 타면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박씨 일행은 고씨가 타고 있던 차 앞뒤를 가로막고 조수석에 앉아 있던 고씨를 차 밖으로 끌어내려 했다. 그러던 중 운전을 하던 고씨 친구가 가속 페달을 밟아 박씨를 차로 치어 쓰러뜨렸다. 화가 난 박씨 일행 중 누군가가 고씨를 차에서 끌어낸 뒤 가지고 있던 흉기로 목과 옆구리를 수차례 찌른 뒤 차를 타고 달아났다. 주차장에서 피를 심하게 흘린 채 쓰러져 있던 고씨는 오전 7시가 돼서야 시민에 의해 발견됐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도시를 이동하면서 호스트바 일을 하던 탓에 고씨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 없었다. 유일한 목격자는 20m쯤 떨어져 있던 한 택시기사뿐이었다. 택시기사가 몸싸움하던 이들의 얼굴을 식별하면서 이씨와 신씨가 붙잡혔고 강씨는 자수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가지고 있던 칼을 꺼내 찌른 것은 박씨"라며 자신들은 "살인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사건 발생 이틀 뒤 한국으로 급히 귀국한 상태였다.
미국 법원은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3명의 주장이 일관되고 박씨가 붙잡힐 때까지 재판이 정지되면서 3명에게 각각 5000~1만달러의 보석금을 받고 풀어줬다. 공범들이 모두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지목당한 용의자는 본국으로 돌아간 것이 지난 1997년 이태원 햄버거집 화장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과 비슷해 이 사건은 '미국판 이태원 살인사건'으로 회자됐다. 
사건 발생 6년이 지난 올해 6월 미국 법원에서 한국 법무부에 박씨를 붙잡아 달라는 요청을 보내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6년이 지났지만 박씨는 철저히 숨어 살고 있었다. 주소를 여러 번 옮긴 것은 물론이고 휴대전화도 다른 사람의 명의로 가입했다가 해지한 뒤 다시 자신의 명의로 돌리는 방법을 써 추적을 피했다. 회사도 몇 개월 단위로 자주 옮겼다.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한 적도 없었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에도 흔적조차 없었다.
경찰은 한국에 있는 박씨 친누나를 추적했다. 박씨가 아버지와 연락을 끊고 사는 터라 한국에서 연락할 만한 유일한 가족이 누나였기 때문이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다세대 주택에 살던 누나 집에 경찰이 며칠 잠복했지만 박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이 박씨 누나의 통화 내역 10만 건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몇 개 번호를 주목할 수 있었다. 그 번호 중 휴대폰 전원을 대부분 시간 꺼놓는 회선을 하나 발견했다. 40일간의 추적 중 휴대전화가 켜져 있는 시간이 10시간 안팎에 불과했다. 박씨가 붙잡힌 날은 경찰이 박씨를 추적한 40일간 유일하게 휴대전화를 자주 켠 날이었다. 한 시간 단위로 휴대전화를 끄고 켰다. 3일 전 회사를 그만두고 부산에 사는 군대 동기를 만나러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간 날이었다. 친구와 어디서 만나는 등 약속을 정하기 위해 휴대전화 전원을 자꾸 켠 것으로 보였다. 인터폴팀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박씨의 휴대전화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했다.
박씨의 휴대전화 위치가 부산역으로 잡히자 서울역으로 잠복 장소를 옮겼다. KTX를 탈 것으로 예상했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2011년 미국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한국으로 들어와 도망 다니며 살던 살인사건 용의자 박모(31)씨를 6년 만에 검거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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