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대행서비스의 천국

by 벼룩시장 posted Oct 3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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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이 진화된 '대행서비스' 시대

퇴직,이별,사랑…무엇이든 맡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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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는 2013년 국내 출간된 저서 ‘나를 빌려 드립니다’에서 “머지않아 사생활의 모든 영역을 아웃소싱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일종의 아웃소싱 자본주의와 사생활의 시장화를 내다본 것이다. 그에게 현재의 대한민국은 아마도 가장 좋은 연구 사례가 아닐까 싶다.

대행 서비스가 무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은 그야말로 대행 서비스의 천국이다. 돈만 있다면 소소한 집수리부터 맛집 음식 배달, 인기 연예인 사인회 줄 서기 등 일상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대행해주는 업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비단 개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업도 적극 나서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가족 해체와 이에 따른 1인 가구 증가 등의 추세가 가속화하면서 대행 서비스로 표상되는 아웃소싱 자본주의가 널리 확산할 것으로 입을 모았다. 

 

생활형 대행 '춘추전국시대’…'김집사' 가성비 앞세워 급부상

마포에 사는 30대 직장인 여성 A씨는 최근 ‘시급 남편 서비스’를 처음 이용했다. A씨는 결혼 3년 차로 접어들었지만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은 밤늦게 퇴근하고 주말이면 골프 약속 등으로 얼굴 마주치기도 힘들다. 조립식 가구 분해와 설치, 전등 달기, 도어록 바꾸기, 재료만 잔뜩 사다놓고 시작도 못한 소소한 인테리어까지, 벌려놓은 집안일은 도통 끝날 기미가 없다. 결국 A씨는 지인 소개로 시간당 2만원에 출장비 5000원을 주고 ‘시급 남편 서비스’를 이용했다. A씨는 “남편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며 발만 동동 구를 바에야 시급 서비스를 이용하는 편이 훨씬 낫더라”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면서 기업화한 곳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최근 아파트 단지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은 ‘김집사’다. 2018년 4월 문을 연 ‘김집사’는 ‘모든 심부름을 20분 이내에, 2000원부터’를 콘셉트로 하는 심부름 서비스 플랫폼이다. 휴대폰 앱으로 신청하면 해당 아파트 상가에 대기하고 있던 집사가 즉시 방문해 소소한 집안일과 심부름 등을 해결해준다. 쓰레기 버리기부터 음식, 식료품 배달, 세탁물 찾아주기, 우체국 대신 가기 등 사소하지만 직접 움직여야 해 귀찮은 집안일을 대신 해준다.

 

감정 대행 찾는 Z세대…질투심 유발 등 별별 대행 눈길

온갖 대행 서비스가 넘쳐나지만 아직도 생소한 것이 있다. 바로 일본에서 생겨나 최근 국내에서도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시작된 퇴사 대행 서비스다. 기존에는 일상생활 관련 심부름을 대행하는 서비스가 주류였다면 퇴사 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 등 감정 노동을 대행해주는 업체들이 등장한 것이다. 직장 상사와 대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20~30대 Z세대가 주요 고객이다.

퇴사 대행업체는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퇴사 대행’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대여섯 곳이 영업 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퇴직에 어려움을 느끼는 직장인들을 대신해 퇴직의 전 과정을 대행하며 유연한 퇴직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홍보했다.

우선 재직 중인 회사의 고용환경과 노동법 위반 여부 등을 따져본 뒤 견적을 내준다. 당일 퇴사를 원칙으로 의뢰인이 원하는 날짜에 퇴직 처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퇴직 대행업체 관계자는 “아직 일본만큼 시장이 커진 것은 아니다. 50대 부서장이나 임원과 대면하기 힘들어하는 20~30대와 여성들의 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의뢰 비용은 업무 난도에 따라 다르다. 단순 사직 의사 통보와 사직서 전달 등의 절차만 필요하다면 10만원 초반대 가격이다. 인사팀과 대면 접촉이 필요한 경우는 30만~40만원대로 가격이 훌쩍 올라간다. 또 다른 퇴직 대행업체 관계자는 “드물지만 부모 역할 대행을 섭외해 인사팀에 함께 가 사직서 수리를 압박할 때도 있다. 이럴 때는 비용이 최대 2배 정도로

이 외 드물지만 질투심 유발, 친구관계 회복, 사과 전화, 이별 대행 등 여러 감정 노동을 대행하는 서비스도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기존 군소 역할 대행업체들이 기타 서비스로 추가 요금을 더 받는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감정 대행 서비스가 등장한 이유를 Z세대 특유의 성향에서 찾았다. 무엇보다 개인주의가 심화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대면 접촉을 통한 정서적 소통을 불편해하는 젊은 층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 공통된 진단이다. 

 

B2B 대행, 가욋일은 '아웃소싱'…간식 큐레이션, 경리 대행 ‘인기’

개인만 대행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도 번거로운 일은 남에게 맡긴다. 이른바 ‘B2B 대행’이다. 기업은 영리를 추구하는 만큼 비용 최소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문재인정부 들어서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해졌다. 기업들의 ‘아웃소싱’은 과거부터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 영역이 점점 더 전문화, 세분화되는 추세다.

눈길을 끄는 B2B 대행 서비스 중 하나는 바로 ‘간식’이다. 지난 1월 출범한 ‘라마스낵’은 회사 탕비실 관리 업무를 대행해주는 서비스다. 간식 선정부터 재고 관리, 진열, 보고까지 관련 서비스를 전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비용도 오히려 더 적게 든다. 유통회사와 대량 직거래가 가능한 덕분에 유통 마진을 최소화할 수 있다. 

라마스낵 서비스를 이용하는 한 핀테크 스타트업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새로운 간식이 들어오는 데다 일반 편의점에서 팔지 않는 해외 과자도 종종 진열돼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남은 간식을 무료로 수거해가는 서비스도 맘에 든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관태기' 사회 전반 확산…대행 영역 윤리 이슈 대두될 듯

전문가들은 대행 서비스가 확산하는 배경을 사회 구조적인 변화에서 찾는다. 1~2인 가구의 증가가 대표적이다. 감정적, 또 사회적으로 결핍될 수밖에 없는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대행 서비스로 해결한다는 분석이다. 한국보다 한발 먼저 1인 가구 사회가 널리 퍼진 일본을 보면 알기 쉽다. 일본은 ‘대행 선진국’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서비스 종류가 다양하다. 친구나 애인 대행은 물론 남편 대행, 아빠 대행까지 해주는 서비스가 있을 정도다.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분석연구소장은 “편리성과 개인주의를 추구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인간관계에 싫증을 느끼는 ‘관태기(관계+권태기)’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았다. 얼굴 맞대고 싫은 얘기하기를 꺼리는 분위기 속에서 불편한 감정이나 과제를 남에게 맡겨버리는 대행 서비스가 확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1인 가구 증가와 세대 교체는 향후 10년 이상 지속될 ‘메가 트렌드’다. 대행 비즈니스 역시 점차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소한의 윤리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과연 어떤 분야에까지 대행이 가능한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제 퇴사나 이혼 대행, 대리모 등의 문제는 국가나 지역에 따라 법적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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