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집값, 15년 만에 최대폭 급등… 백악관 , 새 집 공급 필요 언급

 

미국의 주택가격이 15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3월 전국주택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13.2% 오른 것으로 집계돼 2005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현재 집값 상승은 주택 비용과 주택시장 접근성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며 “적정 가격대의 새 집을 공급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CNBC에 따르면 미국 1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12.8%, 2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13.3% 각각 뛰었다. 전년 동월보다 20% 급등한 피닉스가 22개월 연속 미국에서 가장 집값이 많이 오른 도시가 됐고, 샌디에이고가 19.1% 상승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시애틀도 18.3%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주택시장이 2006년 당시보다 더 미쳤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미국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는 역사적인 저금리와 수요 공급의 불균형이다. 미국의 30년 고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평균치는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3% 아래로 떨어졌다. 코로나 경기 부양책과 여행·오락 지출 감소로 가계 사정이 나아진 가구들도 많아졌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가 미국인들의 ‘더 넓고 쾌적한 주택'에 대한 수요를 자극했다. 코로나가 도심 아파트에서 교외 주택으로 옮기려는 이사 수요를 부추겼고, 향후 몇 년에 걸쳐 발생할 주택 매매를 단기간에 일어나게 했다는 것이다.  늘어난 수요에 비해 주택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주택 업황이 침체돼 지난 10여년간 주택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