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명물 영철버거의 주인공 이영철 대표

by 벼룩시장 posted Nov 10, 2020

 

한때 80개 가맹점 둔 영철버거 20년 후 남은 건 빚 2억원

 

1000원 고수하다새 햄버거가게 차려학생들 있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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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고려대 앞영철버거’. 위생 두건을 두른 사장 이영철(52)씨는 학생들에게 버거를 내고 있었다

 

주방에서 혼자 버거를 만들고 있는 사람은 아내 이계숙(53). 30평 가게를 두 부부가 주 7일 운영한다고 했다.

이영철씨는매일 오전 9시에 일어나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2~3시까지 장사하고, 4~5시가 돼서야 집에 들어

간다면서그래도 학생들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웃었다.

 

 

5년 전, ‘고대 명물이라던 영철버거 본점이 폐업했다. 1000원짜리 버거를 파는 리어카 노점에서 시작해한때 전

국에 80여 가맹점을 냈고, 2004년부터는 고려대에 매년 2000만원을 기부했을 정도로 성공했던 영철버거였기

에 폐점 소식은 학생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얼마 후, 고려대 학생들이 영철버거의 부활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으

6800여 만원을 모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영철버거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 2016년 재개점했다.

 

그러나 영철버거는 2018년 또 한번 망했다. 학생들의 도움으로 120평 매장을 차렸는데, 아무리 버거를 팔아도

월세 750만원이 감당이 안됐다. 학생들이 모아 준 돈도 다 날렸고, 개인 빚도 5억원에 달했다.

 

영철씨는 무엇보다 나를 믿어준 학생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우울증에 대인 기피증까지 찾아와 4개월 동안 방에

서 꼼짝을 못했다. 그리고 마지막 힘을 내서2019년 돈을 끌어모아 다른 곳에 30평 규모의 작은 매장을 냈다.

가족 월세방을 빼고, 딸 퇴직금까지 빌렸다.

 

기존 버거 메뉴를 다 갈아엎었고, 밤에는 안주와 함께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펍 형태로 꾸몄다. 다행히 학생들이

새 메뉴를 많이 좋아해 주어서 년 반 만에 빚을 3억원 가까이 갚아 이제 2억이 남았다.

 

이 가게에는 여전히 졸업생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장사를 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지방에서 올라온 가난한 학생이 많았어요. 천원짜리 버거로 한 끼를 때우는데,

그걸 어떻게 보고만 있어요. 재료를 꾹꾹 눌러 담아주기도 했고, 버거를 공짜로 주는 날도 많았죠.

 

그때 쌓인 유대감이 평생 가나 봐요. 내가 힘들다는 얘기가 퍼지자, 지방 공기업에 다니는 한 졸업생이 선뜻 3

만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을 건네줬어요. 학창 시절 우리 집에서 알바를 하던 다른 졸업생은 로스쿨생 신분인데도

부산에서 올라와 내 주머니에 억지로 100만원을 넣어주는데, 눈물이 찔끔 났어요. 홀로 서울 유학을 와서 내가

밥을 자주 사주던 친구예요. 너무 고맙고 미안하죠."

 

영철버거는 초창기 1천원을 내면 버거에 콜라까지 무한 리필을 해준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단골이 크게 늘었다.

 

하루에 버거 3천개를 판 날도 있었다. 전국에 분점도 80곳이나 냈는데, 사실 경영은 항상 어려웠다. 본점은 유명

해진 덕에 그나마 현상 유지라도 됐지만, 분점들은 매달 적자를 수백만원씩 봤다. 거기에 재료 값까지 오르면서

2009년 결국 스트리트 버거를 포기하고고급 수제 버거로 리브랜딩했는데, 오히려 그게 독이 됐다. 사람들 마

음속에 영철버거는 언제나 1000원이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고대생들 사이에서기부 천사로 이름났다. 2004년부터 고려대에 장학금 총 1200만원을 전달했다.

영이 나빠지던 때도 연세대와 정기 교류전을 할 때마다 공짜 버거를 뿌렸다. 빚까지 내가며 기부를 이어가는 이

씨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이도 많았다. 그러나 이씨는내가 돈만 밝혔으면, 영철버거는 한참 전에 없어졌을

이라고 했다.

 

나는 열한 살에 집 나가 막노동판에서 굴러먹던 천한 인생이에요. 살면서 누구한테도 관심 받은 적 없었죠.

러던 내가 장사를 시작한 다음부터는 아들딸뻘 학생들과 맥주 한잔 놓고 인생 얘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내 삶의

가치를 찾아준 건 학생들이에요. 제가 힘들 때 5000, 1만원씩 모아 건네준 것도 그들이고요. 학생들에 대한 내

마음의 빚은 평생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친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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