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점유율 50% 넘는 미국판 배달의 민족…35세 창업자 토니 쉬, 돈방석에
쉬쉰(사진)은 부모를 따라 4세 때 미국 일리노이주로 이주했다. 어머니는 12년간 중국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것을 포함해 하루에
세 가지 일을 병행했다. 초등학생이던 쉬쉰은 어머니 옆에서 접시 닦는 일을 도우며 사회생활에 일찍 눈을 떴다.
버클리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스탠퍼드대 MBA 학생이던 시절 대학 인근의 한 마카롱 가게에서 창업의 힌트를 얻었다. 주
문은 많지만 배달 인력이 없어 난감해 하던 가게 주인의 고민을 들은 것. 스탠퍼드대 일대를 철저하게 조사해 이런 고민을 가진
소상공인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MBA 동료 3명과 창업을 결심했다.
2013년부터 서비스에 나선 도어대시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갔고, 최근 뉴욕 증시에 상장됐다. 주가는 첫날 86% 폭등했고, 기업
가치는 718억달러로 치솟았다.
이날 상장으로 토니 쉬의 지분가치는 31억달러가 됐다. 공동 창업자 2명의 지분은 각각 22억달러로 평가받았다.
도어대시 시가총액은 미국을 대표하는 외식 기업인 치폴레, 도미노피자, 던킨도넛, 애플비, 아이홉, 데니스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것(642억달러)보다 크다. 음식을 하나도 만들지 않지만 최대 음식 플랫폼 기업이 된 셈이다.
도어대시 시장점유율은 약 50%로 미국 내 1위다. 1800만명이 쓰고 있고, 가맹점은 약 39만개다. `대셔(Dasher)`라고 불리는 배달
원은 100만명이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배달·픽업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도어대시 성장에 날개가 달렸다.
도어대시 상장으로 6억8000만달러를 투자한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그룹 지분가치는 투자액 대비 17배로 늘어났다.
도어대시가 이렇게 대박을 터뜨린 것은 돈이 많이 풀려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회사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도어대시는 단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 아니라 음식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다. 도어대시 앱을 깔면 음식 종류별 레스토
랑은 물론이고 베이커리, 패스트푸드, 편의점 등 `음식 지도`를 펴는 듯한 느낌이다. 픽업 음식 주문은 물론 레스토랑 검색, 레스토
랑 식사 사전 주문까지 `음식 생태계`를 깊숙이 장악하고 있다.
도어대시는 소상공인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출발했지만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로 소상공인들에게 원성을 사기도 한다. 최대 30%
를 수수료로 떼기 때문이다.
기업가치에 대해 거품 논란도 있다.
현재 도어대시 주가는 2024년까지 이 회사가 연간 1조원 이상 순이익을 기록해야만 정당화될 수 있는 수준이다. 올해 1~9월 도
어대시 매출은 1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순손실은 1억5천만달러에 달한다.
전년 동기의 순손실은 무려 5억3300만달러였다. 2분기에 흑자를 내기는 했지만 아직 연간 단위 흑자는 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