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스노우폭스그룹 회장…6번째 낸 저서 <돈의 속성>, 1년만에 150쇄 찍어
가장 성공한 재미 한인 사업가 10명 중 한명으로 뽑히는 김승호(57) 스노우폭스 회장은 자수성가한 그의 삶과 확고한 철학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1세 한인이민자다. 중앙대 재학이던 중 23세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와서 빈민촌에 살며 사과 박스부터 날랐다. 첫 17년 동안 이불가게, 한국 식품점, 지역신문사, 컴퓨터 조립회사, 주식 거래, 편의점, 유기농식품 유통 등에 손을 댔는데 모두 실패했다.
그러다가 만 40세이던 2004년, 전 재산이던 2300달러를 털어 80만달러짜리 식품 회사를 인수하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그후 17년 간 회사를 키워 미국 40여개 주와 세계 11개국에 진출해 3800개 매장과 8000여명의 임직원을 둔 글로벌 외식기업 스노우폭스 회장 겸 대주주로 있다. 2019년 매출액은 8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김 회장은 2009년 <자기경영노트>를 시작으로 한국에서 6권의 저서를 냈다. 특히 작년 6월 출간한 <돈의 속성>은 1년도 안돼 32만부가 팔리며 최근 150쇄를 찍었다. 그가 한 <돈의 속성> 동영상 강의는 유튜브 조회수 1100만을 넘었다.
그는 평소에 독서나 대화 중에 흥미로운 생각이나 문장을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그리고 20여년 동안 돈에 대한 메모를 정리했다. 이번 책은 돈 버는 ‘방법’이 아니라 돈에 대한 ‘태도’를 강조했다. 우리 사회도 이제 돈에 대해 솔직히 말하고 이해해 볼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돈을 사랑하고 돈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돈의 가치는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도울 수 있고, 남에게 신세를 지지 않고 살 수 있게 해준다는데 있다. 하지만 열심히 산다고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고, 돈을 많이 번다고 꼭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부자가 반드시 행복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돈은 삶의 목적이 아닌 도구이다. 도구가 목적을 해치지 않게 하려면 돈을 사랑하고, 돈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돈을 사람처럼 대하라’, ‘돈은 인격체이다’라는 주장도 독특하다. 한 예로 내 돈이 존중받으려면 남의 돈도 존중해줘야 한다. 나는 내가 100% 지분을 가진 회사라도 회사용도에 맞는 경우에만 법인카드를 쓴다. 내 회사 매장에 가도 반드시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구매한다고 한다.
그는 이민 후 10년안에 300만 달러 벌어 빨리 부자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그런데 빨리 부자가 되려는 그 마음이 모든 일을 그르치게 만들고 조급한 결정을 하게 하고 있음을 알았다. 40세 이후에 다시 사업을 하면서는 절대 조급해하지 않고 벽돌집 짓는 마음으로 했다. 부자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 수입과 자산 관리에서 온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내 안의 조급함을 버리고 끈기를 내는 일의 가치를 이해함으로써 내 자신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했다.
또 돈을 버는 기술, 돈을 모으는 능력, 돈을 유지하는 능력, 돈을 쓰는 능력, 이 네가지 능력을 조화롭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