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최고지도자 알 바그다디(48.사진)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며 2011년 사살된 오사마 빈 라덴과의 비교가 이어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미국이 같은 액수의 현상금 2500만 달러를 걸고 추적하던 인물들이다.
가장 큰 차이는 바그다디는 도피생활에 들어간 지 겨우 3년 만에 사망했다는 점이다. 2001년 9•11 테러 배후자로 지목됐던 빈 라덴은 무려 9년 7개월 간 미국의 끈질긴 추적을 피하다가 2011년 사살됐다. 도피 기간에서 이처럼 큰 차이가 난 데는 든든한 ‘지원세력’의 유무가 꼽힌다.
빈 라덴의 경우 파키스탄 정보부(ISI)의 조직적인 보호를 받았다는 분석이 많다. ISI는 이슬람교 근본주의 성향이 강한 인사들로 구성돼있어 알카에다, 탈레반같은 이슬람교 극단주의 단체들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왔다. 실제로 9•11 테러 이후 미국이 빈 라덴이 머물던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자 파키스탄으로 이주했으며 사살 당시 숨어 지내던 곳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다. 미국은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위해 특수부대를 투입할 때 파키스탄 측에 이를 통보하지 않았다.
반면 바그다디는 시리아와 이라크 정부 모두와 적대적인 관계였으며 배후에서 지지하는 정부나 세력이 없었다. 그만큼 미국의 조직적인 추적에 대응하는 것도 어려웠으며 빈 라덴보다 은신 생활도 훨씬 어려웠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 바그다디는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빈 라덴은 미군에 의해 사살됐다. 바그다디는 아내 2명 및 자녀 3명과 함께 자폭 사망했다.
바그다디가 이끈 IS는 빈 라덴이 수장으로 있던 알카에다와 조직 성격 자체가 다르다는 평가도 많다. 알카에다는 특정 지역을 장악한 후 국제적인 테러를 벌인 적은 많다. 그러나 IS는 광범위한 영토를 장악해 국가를 선포한 뒤 법체계, 교육제도, 화폐 등 시스템을 마련했다. 심지어 IS는 필리핀 남부와 같은 무슬림 다수 거주 지역을 자신들의 영토로 간주하며 통치자를 임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