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 탄탄한 직장 접고, 의미있는 사업 찾았다

by 벼룩시장 posted Sep 07, 2020

 

 

민영준씨, 맥주·식혜 부산물을 업사이클해서 에너지바 제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방향 전환크라우드 펀딩 1위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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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소셜 임팩트 험지에 도전장을 내민 미주한인출신 사업가가 있다. 환경오염이나 장애인 노동 소외 같은

어려운 문제를 ‘푸드 업사이클’ 방정식으로 풀어 낸 리하베스트의 민명준 대표다.

 

리하베스트사는 음식물을 ‘업사이클링’한 그래놀라 바 ‘리너지바’를 만든다. 업사이클링은 자칫 버려질 뻔한 재료

에 아이디어와 가치를 더해 완전히 새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것을 뜻한다. 단순 재활용인 ‘리사이클링’보다 고차원

의 개념이다.


리너지바는 맥주나 식혜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을 재료로 한다.

 

"곡물로 맥주나 식혜를 만들고 나면 여러 부산물이 생기는데요. 충분히 먹을 수 있고 영양도 있는데 쓰임새가 마

땅치 않아 버려집니다."

 
이 부산물을 가져와 밀가루처럼 가루화해서 ‘리너지 가루’로 만들었다. 밀가루와 비교해 칼로리는 30% 낮고 단백

질은 2, 식이섬유는 21배 많다. 이후 가루를 반죽 등 재가공해서 시중의 영양바 처럼 만든 게 리너지바다. ‘음식

물 찌꺼기로 만든 거 아니냐’ 반문할 수도 있지만 첨가제가 거의 들어가지 않아 시중 영양바보다 건강에 더 좋고

맛도 뛰어나다.

 
리너지바는 선한 소비에 관심이 많은 젊은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 3월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에서 나흘간

푸드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하면서 존재감을 알렸다.

 

이후 다양한 카페 등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곳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민명준 대표는 미국과 한국을 종횡무진 누볐던 엘리트 출신 미주동포다. 캘리포니아에서 나고 자란 한인 2세로

대학졸업 후 바이오텍 회사를 거쳐 다국적 컨설팅 기업에서 일했다.

 
그러다 서울대에서 글로벌 MBA를 하며 한국 땅에 정착했고, 국내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에 들어가 컨설팅 업무

 를 맡았다.

"한국 생활에 대한 열망이 있었어요. 어렸을 적부터 인종차별을 많이 겪었습니다. 내가 주류가 아닌 곳에서 주류

인 척하고 사는게 싫어서 한국에 왔고,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승승장구하던 삶에 돌연 제동이 걸렸다.

 

"2017년 말 대장에서 종양이 발견됐습니다. 당시 몸무게가 120kg 나갈 정도로 몸이 망가진 상태였어요. 휴직하고

수술을 받았습니다."

 

죽음의 문턱을 넘기고 안심할 새도 없이 소중한 이를 떠나보냈다.

 

"수술하고 얼마 안돼, 어릴 적 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어요. 친한 친구였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못 봤어요.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친구가 저보고 너무 바쁘다고, 그동안 일만 했으니 이제 원하는 걸 찾아보라고 조언했어요.

그러고 3일 뒤 갑작스런 사고로 그 친구가 하늘나라로 떠났죠. 허망하게 떠난 친구를 보며 그동안 저를 옥죄어 온

것들, 이를테면 대기업에서 인정받는 일이나 명성이 부질없게 느껴졌어요."

 

그는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졌다. 일단은 컨설팅 업계에 있었던 겅험을 살리기로 했다.

 

"회사를 관두고 미국에서 요리사로 활동하는 여동생과 식당 브랜드 인큐베이터 활동을 시작했어요. 관련 업계 보는

눈을 키워 나갔습니다. 그 경험을 자산으로 한국엔 없는 사업, 망해도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는 일을 찾아 다녔습니다."
사회적 가치를 첫손에 꼽았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친척 누나가 있습니다. 누나에게 살면서 가장 아쉬운 게 뭐냐고 물었더니 ‘사회 구성원으로 정정

 당당하게 일해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답하더군요. 가슴이 참 아팠습니다. 소외 계층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

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푸드 업사이클링은 잦은 출장 경험에서 힌트를 얻었다.

 

"선진국에 가면 음식물 쓰레기가 엄청나게 쏟아져요. 반면 빈곤 국가 사람들은 굶주림으로 죽어가죠. 다른 분야는 어느

정도 자리잡은 업사이클링이 푸드 분야에선 시도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은 폐차 후 발생한

고철로 새 차를 만드는 선순환이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음식을 만들고 남은 부산물은 모두 버려져요. 식음료 산업의

끊어진 순환을 연결하면서 장애인을 생산 과정에 포함시키는 일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산물 찾기’에 몰두했다. 먹거리의 3분의 1이 버려지는데, 버려지는 것 중 55%가 제조공정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음식물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중 20~30%만 퇴비나 사료로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환경부담금을 내고 버려지더

라고요."

 
식료품 공장을 누비며 식혜 공장의 보리 부산물 등 8가지 쓸만한 부산물을 찾았다.

 

"식혜 공장이나 맥주 공장 사장님들이 저희 취지에 동감해 무상 공급 등을 해주기로 하셨어요. OB맥주와는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분들은 애물 단지였던 부산물이 생산적으로 활용된다면서 좋아해 주셨습니다."

 
제공받은 맥주 부산물을 리너지 가루로 가공하는 데 성공했다. 밀가루와 비슷해서 에너지바 뿐만 아니라 파스타면 등

 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재료가 거의 무상이라 생산 효율성이 좋다.

 

올해 리하베스트는 에너지바 이외에 시리얼 등으로 품목을 확대하고 제품도 15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

 해 매출은 9억원, 내년에는 70억원까지 늘리겠다는 포부다. 밀가루 대신 사용할 수 있는 BSG가루 판매도 확대한다.

 
민 대표는 "환경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사업이며 새로운 시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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