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자가용 팔아 만든 1천만원으로 공동 창업해서 만든 제품

by 벼룩시장 posted Jan 21, 2022

요리도구로 쓸 수 있는 다회용 지퍼백 스타트업 ‘리빙크리에이터’

성원중 대표 /더비비드

반드시 나만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있어야 창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의 제품으로도 얼마든지 근사한 창업을 할 수 있다. 온라인 생활용품 판매업체 ‘리빙크리에이터’는 계속 씻어 쓸 수 있는 ‘영구 지퍼백’을 전문 유통한다. 처음엔 유통만 하다가, 경험이 쌓이면서 제조에도 참여하면서 작년 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리빙크리에이터 성원중(31.사진) 대표의 창업 노트를 엿봤다.

일회용품은 편리하지만 많은 쓰레기를 남긴다. 리빙크리에이터의 다회용 지퍼백은 헹군 후 말리면 재사용할 수 있다. 열에 강한 실리콘 소재로 만들어져, 끓는 물에 넣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된다. 지퍼백으로 사용하다가, 냉장고에서 꺼내 다른 그릇에 담을 필요 없이 그대로 전자레인지 해동이나 수비드 방식 등의 요리를 할 수 있다. SGS인증을 통해 환경 호르몬 검출 제로 판정도 받았다.

하늘, 주황, 분홍 등 색감과 디자인이 좋아서 냉장고가 말끔리 정리된다. 외관을 반투명하게 만들어 내용물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파우치 형태로, 음식을 싸서 들고 다니는 용도로도 좋다. 500ml 크기 부터 대파도 보관 할 수 있는 4L 까지 다양한 사이즈로 나와 있다. 쓰고 버려야 하는 일회용 지퍼백을 대체하면서, 편리한 보관과 수비드 등 요리를 원하는 사람에게서 인기가 많다. 

성원중 대표는 리빙크리에이터가 첫 창업이 아니다. 2015년 웹 드라마 제작사를 공동 창업했다. 각종 대기업에서 거액을 투자받는 등 탄탄대로를 달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중국 시장 공략 중에 사드 사태가 벌어졌다. 사업 진행이 어려워져 3년 만에 회사를 정리했다. 취업 문도 두드렸지만,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일을 하고 싶단 생각을 떨치지 못했다. 회사원의 꿈은 뒤로 한 채 창업가의 길을 택했다.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던 2018년 12월, 설거지하는 아내의 뒷모습을 보며 문득 가사노동이 지루하고 따분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무장갑부터 음식 포장 용기까지, 생활용품들이 너무 칙칙하더군요. 가사노동 자체도 따분한데 말이에요. 한 번 쓰고 버릴 일회용품이 대부분이어서 색상도 다양하지 않았죠. 디자인 변신을 하면 좀 더 즐겁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집안일을 하다가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도 불만이었다. “아내가 환경에 관심이 많아요. 한강 공원에서 쓰레기를 줍는 게 데이트 코스였을 정도죠. 산업 디자이너로 일하다 첫째 아이 출산 후 경력단절을 겪고 있던 아내가 제 아이디어에 관심을 보이더군요.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자가용을 팔아 마련한 1000만원으로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떠올린 아이디어를 충족시킬 제품을 찾는 게 급선무였다. “중국에 있는 제작사와 유통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이용했습니다. 첫 창업 당시 중국에서 생활하며 알아 둔 플랫폼이죠. 실용성을 1순위로 뒀어요. 친환경 제품이라도 실용적이지 않으면 손이 안가잖아요. 그렇게 열심히 찾다가 실리콘으로 만든 ‘랩’이 눈에 띄었어요. 밀봉 목적으로 일반 용기 위에 그대로 씌울 수 있는 랩이에요.

탄성이 좋으면서 용기에 잘 달라붙어 밀봉력이 좋더군요. 무엇보다 재사용 가능한 점이 맘에 들었어요. 당시 국내에서 볼 수 없는 제품이었죠. 곧바로 연락해 저희를 소개했어요. 시장의 반응부터 보고 수량을 늘리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타 업체 초기 물량의 5분의 1 수준인 1000개를 주문했습니다.”

상품을 판매할 웹페이지 디자인은 아내가 맡았다. 

2030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홍보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SNS는 광고비가 비싼 반면, 광범위한 노출이 가능해요.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옷이나 화장품처럼 예쁘게 광고했어요. 실리콘 랩으로 다양한 용기를 덮는 영상을 찍어 색감을 살렸죠. "

한 번 다뤄 보니 감이 왔다. 영구 지퍼백에 도전하기로 했다. 지퍼백 입구를 밀대로 밀어서 밀봉시키는 방식의 제품이었다.

“실용성과 친환경을 모두 갖춘 제품이었습니다. 특히 전자레인지 해동에 좋아요. 음식을 데울 때 플라스틱 용기는 특정 부분만 뜨거워지잖아요. 실리콘은 고주파를 분산시키는 성질이 있어서 골고루 해동돼요. 제조사에게 1000개만 먼저 판매해 볼 기회를 달라고 했죠. 곧바로 상품을 등록했습니다.”

2019년 연 매출 5억원을 기록했다. 안주하지 않고 제품의 경쟁력을 보강했다. “지퍼백 사용이 불편하다는 소비자 반응이 나왔어요. 냉동하면 내용물이 팽창해서 밀대를 제거하기 힘들다 하더군요. 공장과 여러 번 회의한 끝에 제품을 보완했어요. 밀봉력은 유지하되, 좀 더 쉽게 여닫을 수 있도록 수정했습니다.”

보완된 제품을 선보였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더 간편하게 사용할 제품이 필요했다. “공장 몇 군데를 탐색한 끝에 입구를 손으로 누르기만 하면 밀봉되는 지퍼백을 찾았어요. 이번엔 초기 제작부터 의견을 주고받으며 디자인과 품질을 챙겼어요. 노랑, 분홍 등 눈에 띄는 색을 이용하고, 지퍼는 이중으로 만들어 밀봉력을 높였습니다. 실리콘도 최상급을 이용했어요. ‘플래티넘 실리콘 푸드백’이란 이름을 붙였죠. 제품을 보관하다가 전자레인지 해동이나 뜨거운 물에 넣어서 조리할 수 있는 기능을 더 향상시켰습니다.”

2020년 3월 제품을 첫출시했다. “모양이 예쁘고 친환경적인데, 사용하기도 편리하다는 평이 잇따랐어요. 그 가운데 더 큰 사이즈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쏟아졌죠.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용량을 4배가량 늘린 4L 지퍼백을 출시했어요. 3주 만에 5000만원이 모였죠. 소비자의 말에 귀 기울이면 복이 따라온다는 걸 느낀 순간입니다.”

현대백화점의 제안으로 팝업 판매를 진행했다. “SNS를 보고 연락했다 하더군요. 2019년 두 차례 행사를 진행하고, 2020년에는 압구정점 메인 행사장까지 들어갔습니다. 일반 테이블이 아닌 탁구대를 매대로 이용하고 파랑, 노랑 같은 발랄한 색상을 사용했습니다. 따분한 이미지였던 식료품 용기를 트렌디하게 홍보하니 구매욕이 샘솟는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팝업스토어를 발판으로 판매 채널을 늘렸다. “총 다섯 차례 진행했는데 매번 4000만원 어치가 완판됐어요. 보통 홈쇼핑 상품 반품률이 30% 되는데, 저희 제품은 5%도 안 됐다 하더군요. 덕분에 버전 별로 각 제품이 5만개 이상 팔렸습니다.”

첫 제품인 실리콘 랩. /리빙크리에이터

 

첫 제품인 실리콘 랩. /리빙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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