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혼혈아의 코메리칸 드림…美육군, 준 이 중령 소개

by 벼룩시장 posted May 14, 2022

 

혼혈아, 암시장 심부름꾼에서 미군 정보장교로…”내 고향은 대구”

그의 이름은 성(Yi)과 이름(Jun) 모두 한국식이다. 대구의 고아원 시절 작성된 서류에 있던 이름을 그대로 썼다.
/미 육군 홈페이지

그의 이름은 성(Yi)과 이름(Jun) 모두 한국식이다. / 미 육군 홈페이지

 

미 육군이 5월 아시안문화유산의 달을 맞아 한국계 정보 장교, 준 이 중령의 사연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대구에 있는 미 육군 19전투지원사령부에서 소속된 준 이 중령은 혼혈 출신이다. 준 이 중령의 유년 시절 이야기는 1973년 대구 미군 부대 앞에서 시작된다. 22세 여성이 어린 아기 두 명이 담긴 바구니를 들고 와 게이트를 지키고 있던 헌병에게 쥐어주고 아기들의 이름과 아버지의 이름을 알려주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바로 이 중령과 그의 누나였다. 이들을 데리고 온 여성은 이들의 친모였다. 친모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한국 주둔 미군과 북한 출신 여성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국 복무 중 베트남에 파병 다녀온 이 중령의 흑인계 친부는 갑작스레 아이들을 넘겨받자 공황 상태에 빠졌다. 친부는 이 중령과 누나를 대구의 한 보육원으로 보냈는데, 친부가 소속된 부대의 중대장은 친부를 불러 어떻게든 아이를 키울 방도를 세우라며 아빠 노릇을 할 것을 명령했다. 아빠 역할을 포기할 거면 강제로 불명예 전역시키겠다고 호통을 쳤다. 친부는 군 이외의 선택지는 없었다. 친부는 아이돌보미를 고용해 보육료를 지급하는 식으로 아이들을 부양했다. 

이 중령은 자신의 아버지를 몰아붙였던 그 상관을 ‘나의 수호천사’라고 했다. 이 중령은 대구의 암시장에서 불법 심부름을 하면서 수고비조로 사탕을 받았다.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회색지대에서 자라났지만, 그래도 조금씩 의미있는 변화가 생겼다. 미국에서 복무하던 친부가 한국으로 돌아왔고, 위탁 가족은 진짜 가족이 됐다. 아이돌보미의 딸과 친부가 결혼을 한 것이다. 의붓엄마도 의붓형제자매도 생겼다. 

이 중령은 11세 때 가족이 워싱턴주 타코마로 건너가 미국 생활을 본격 시작했다. 미국 학교에 등록하면서4년늦게 초등학교 과정에 들어갔다. 학업은 쉽지 않았다.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미국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그러나 중학교 시절 헌신적인 교사를 만난 덕에 학업에 자신감을 갖게 됐고, 고교 시절에는 풋볼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면서 고교유망주로 대학에 진학했다. 그를 눈여겨본 서부 명문 워싱턴주가 장학생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소속팀 ‘WSU 쿠거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3학년 진학을 앞두고 그는 아버지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얘야. 네 엄마를 찾았단다.” 

바구니에 담긴 갓난 그와 그의 누나를 미군부대에 맡기고 사라진 친모를 찾았다는 얘기였다. 친부는 자녀들을 어떻게든 생모와 만나게 해줘야겠다는 의무감에 서울에서부터 흥신소를 고용해 수소문한 끝에 찾았다는 것이다. 친모는 놀랍게도 그의 가족과 마찬가지로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40여블록이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다. 

그렇게 그와 누이는 어엿한 어른이 돼서 20여년만에 친모와 재회했고, 첫 상봉 때 울고 웃었으며, 지금은 친구처럼 다정하게 지낸다.

 

그리고 그는 풋볼선수에서 군인으로 인생 진로를 급선회했다. 그러나 자신의 ‘수호 천사’ 중대장을 롤모델로 삼고 군입대를 결심한 그는 학군사관(ROTC)에 들어갔고, 1998년에 소위로 임관했다. 그는 2007년 경북 칠곡 왜관의 미군부대로 배치됐다. 그는 한국 복무 중 싱글맘과 보육원 어린이들을 돕는 자선사업도 진행했다. 그와 동고동락한 누나도 한국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누나는 현재 굴지의 미국계 금융사 한국지사에서 간부로 근무 중이다. 대구가 고향인 그는 한국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갈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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