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에 프랑스로 입양된 이 남자는… 유명 한인 셰프
루이비통 서울이 전세계 메종에서 유일하게 서울 강남에 임시 레스토랑을 열었다. 총괄 운영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유명 셰프 피에르 상 보이에(43)가 맡았다. 그는 파리에서도 최고급 요리를 창의적으로 담아내는 ‘새로운 요리’ 열풍을 만든 주인공으로, 현재 파리에서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5곳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피에르 상 보이에는 한국에서 태어났다.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한국에서 프랑스로 입양된 때가 7살 때쯤이다. 입양 당시 서류에 적힌 한국 이름은 김상만. 프랑스 양부모님은 그를 위해 이름에 한국 이름 ‘상만’ 두 글자를 넣어주려 했지만, 담당 공무원의 실수로 이름은 ‘피에르 상만 보이에’가 아닌 ‘피에르 상 보이에’가 됐다. 보이에는 이후 대학에서 요리와 호텔 경영학을 공부했고 프랑스·한국·런던의 유명 레스토랑을 거치며 일한 뒤 한국인 아내를 만나 결혼, 2012년에 레스토랑을 연이어 오픈했다.
보이에는 “루이비통이 협업 제안을 했을 때 바로 ‘좋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다른 곳도 아닌 루이비통 서울이다. 서울에서 한국 최고의 식재료를 가지고 프랑스 요리를 한다는 점에 매료됐다. 루이비통이라는 럭셔리 회사를 통해 나의 캐주얼하고 대담한 음식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흥분됐다.”
보이에는 런치·디너 코스에 비빔밥도 넣었다. 보이에에게 비빔밥은 특별한 음식이다. 식당을 처음 열 때 점심 메뉴로 시작한 것도 비빔밥이다. 한식이지만 프랑스식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음식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제공할 수 있어 지갑이 얇은 대학가 손님들도 먹을 수 있는 메뉴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2020년 3월 프랑스 테제베(TGV) 열차 전용 도시락으로 납품했던 음식도 바로 비빔밥이다. 보이에는 “코로나 기간에 파리 도시 전체가 락다운 됐을 때도 비빔밥을 만들어 배달했다. 그 덕에 80여명의 직원들에게 계속 월급을 줄 수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