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반찬연구소> 박종철 대표…사먹는 반찬 시장 연간 2조 규모…계속 확대
만원짜리 백반집에 가면 반찬을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다. 백반집만큼 반찬을 사서 밥상을 차리면 꽤 많은 돈이 든다. 지난 2016년 12월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박종철 대표(사진)가 이 시장 트렌드를 말해준다.
업계에선 반찬 시장을 2조원대라고 보고 있다. 밀키트를 뺀 순수 반찬시장만 그렇다는 얘기다.
앞으로 멸치볶음, 장조림 할 줄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어머니 세대까지는 집에서 반찬을 다 만들어 먹었지만, 현재의 젊은 세대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만드는 게 어렵다기 보다는 ‘반찬은 만들어 먹는 것’이라는 생각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혹시 반찬을 아예 안먹게 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수 있지만 그렇다고 매일 스파게티, 라면만 먹고 살 수는 없다. 밥 먹을 때가 반드시 있다. 당연히 반찬이 있어야 하고. 실제 지금도 매일 반찬 시장은 커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반찬 시장은 온라인 30%, 오프라인 70%로 나뉘어 있다.
그동안 식당을 운영하던 박 대표는 집반찬연구소를 창업하며 생소한 온라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온라인 창업에 앞서 컴퓨터 학원에도 다니고 1년 넘게 온라인 마케팅 수업을 쫓아다녔다고 한다.
집반찬연구소는 4만4000원 이상 구매하면 무료배송을 한다. 박 대표는 “이래저래 계산을 해보니 배송료를 4000원이라고 치고, 전체 비용에서 물류비가 10%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현재 집반찬연구소의 객단가는 4만5000원~4만7000원이다.
인기있는 반찬은 무엇일까?
“주문의 80%는 익숙한 반찬들이에요. 미역줄기볶음, 메추리알, 멸치볶음 같은 반찬을 주기적으로 꼭 사는 거죠. 저희 객단가가 4만5000원~4만7000원이라고 했잖아요? 보통 반찬 5개를 사면 4개는 아주 익숙한 반찬을 주문하는 거예요.”
박대표는 계속 신메뉴를 내놓는 이유를 설명했다.
“저희가 등록을 마친 반찬 메뉴가 500가지가 넘어요. 저희가 6년차니까 매년 100개 정도씩 신메뉴를 내놓은 셈이죠. 매출 대부분은 익숙한 반찬들이지만 매번 같은 것만 사면 억울하잖아요. 그래서 고객들이 한 개씩은 새로운 걸 주문해요. 사야할 이유를 만들기 위해 신메뉴는 꼭 필요하죠.”
신메뉴라 하면 뭐가 있을까?
“달래가 나오면 달래장도 만들고, 석가탄신일 즈음해선 사찰 음식 세트도 내놓고요.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 ‘요리 놀이터’라는 제품을 내놓았어요. 제가 애가 셋인데, 코로나가 심할 때는 매일 심심하게 집에만 있었어요. 아이들이랑 요리를 같이 할 수 있는 쿠킹박스를 내놓자는 아이디어가 나와서 판매하게 됐죠. 칼국수, 피자, 쌀카스테라 만들기 등 여러 버전이 있는데,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수백개씩 주문하시더라고요.”
집반찬연구소는 온라인에서만 반찬을 팔고 있는데, 앞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을 계획이라고 한다
박종철 대표는 공장처럼 400평 이상의 반찬가게를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서울 강남구에 2개 정도를 포함해서 7개를 오픈하는 것이 목표다.
“400평을 기준으로 350평은 식자재 들어오고 직접 반찬을 만드는 공간이고요. 나머지 50평은 매장이 되는 구조에요. 동네 반찬가게는 반찬 가짓수가 100개를 넘기기가 어려워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구조에선 250개 이상의 신선한 반찬을 주문하고 바로 가져갈 수 있죠. 저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고객이 먹고 싶은 반찬을 한 번에 쉽게 주문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어요. 스타벅스처럼요. 직접 방문해서 사거나 앱으로 주문하고, 가게에 들러서 저 누구예요라고 말하면서 픽업해갈 수 있는 거죠.”
그의 꿈은 계속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