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한국계 ‘IT 브레인’ 세드리크 오는 누구?

by 벼룩시장 posted Nov 05, 2022

 

디지탈부 장관 거쳐…프랑스가 지켜볼 리더 중 한명…여동생도 유명 정치인 출신


 

마크롱 대통령 취임식 때 2017년 5월 프랑스 대통령 취임식 때 세드리크 오(왼쪽) 가족이 마크롱(가운데) 대통령과 함께했다.

마크롱 대통령 취임식 때 2017년 5월 프랑스 대통령 취임식 때 세드리크 오(왼쪽) 가족이 마크롱(가운데) 대통령과 함께했다. 오른쪽은 세드리크의 아내 베랑제./오영석씨 제공

 

조선일보는 2019년 3월 세드리크가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이 된 이후 한국 언론으로는 처음 그를 인터뷰했다. 당시 한국계 혼혈 젊은이가 베르시에서 장관으로 재직한다는 건 확률상 매우 낮은 일이다.

세드리크는 마크롱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이는 IT(정보기술), 스타트업, AI(인공지능) 등 신산업 정책을 이끄는 국무위원이었다. 2019년부터 올해 3월까지 만 3년을 재직했다. 그는 마크롱의 ‘IT 브레인’이자 최측근으로 꼽힌다.

세드리크는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일하다 1970년대 후반 프랑스 유학을 떠난 오영석(74) 카이스트 초빙교수와 프랑스인 교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중부 도시 리옹에서 자랐다. 리옹에서 최고 명문고로 꼽히는 파르크고교를 나왔다.

세드리크는 재경부 장관의 보좌관(2010~2014)을 거쳐 프랑스 제2의 방산업체 샤프란에서 근무했다. 2015년 마크롱 대통령이 재경부 장관으로서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무렵부터 그를 돕기 시작했다. 원래 마크롱 대통령과 세드리크는 둘다 사회당이었고, 처음 만난 게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대선 캠프였다고 한다. 그랬다가 마크롱 대통령이 중도우파 성향의 앙마르슈를 창당하자 사회당에서 옮겨왔고, 노선도 마크롱과 비슷한 중도우파 실용주의를 따르게 된다.

세드리크는 2017년 마크롱의 대선 캠프에서 자금 총책을 맡았다. 디지털부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2년은 엘리제궁에서 디지털 분야 대통령 보좌관을 지냈다. 마크롱 대통령이 집권 초기 발표한 ‘AI 최강국 정책’도 세드리크의 작품이다.

디지털부 장관을 하면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립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비롯한 세계 IT 업계 거물들과 연락을 주고받거나 이들을 마크롱 대통령에게 소개해주는 사이가 됐다.

프랑스 정부의 한국계 장관은 전례가 있지만 모두 입양아 출신이었다. 플뢰르 펠르랭(49·한국명 김종숙) 코렐리아캐피털 대표가 올랑드 대통령 시절 중소기업·디지털경제부 장관과 문화부 장관에 임명됐다. 장 뱅상 플라세(54·한국명 권오복)씨도 올랑드 정부 시절 국가개혁 담당 장관을 지냈다.

세드리크는 원래 군인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외증조부가 샤를 드골 장군과 프랑스 육군사관학교 동기라고 한다. 

하지만 18살 때 시력이 군인이 되기에는 너무 나빴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진로를 틀어 돈을 버는 쪽으로 진로를 택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한국과 군대에 대한 관심이 많다.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이순신 장군하고 계백 장군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자랐다. 신라의 화랑 관창의 이야기도 안다”고 했다.

세드리크는 어린 시절 혼혈 소년으로서 정체성 고민을 겪었다고 했다. 아버지 오영석 박사의 말을 들어보면 어릴 적 세드리크가 학교에 안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세드리크는 “아버지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말을 자주 하셨다”며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한국식으로 교육을 시키셨다”고 했다.

세드리크는 한국에 자주 온다. 2019년 10월 한국을 찾았을 때 세드리크는 강화도에 있는 전망대를 방문해 아버지 오 박사로부터 대대로 황해도 벽성군에서 살아온 조상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세드리크는 아내 베랑제르(37)와 처음 만난 곳이 서울이다. 세드리크가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던 2007년 연세대 교환학생이던 베랑제르를 만났다는 것이다. 세드리크는 아내에 대해 “나보다 한국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세드리크는 “아내는 보통의 한국 사람보다 매운 한국 음식을 더 잘 먹는다”며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닭갈비”라고 했다. 베랑제르는 프랑스 대형 외식업체 빅마마그룹에서 일하고 있다. 

빅마마그룹 산하의 여러 식당의 총괄 지배인을 맡고 있다. 세드리크와 베랑제르는 첫째 갸롱스에 이어 둘째 티모테(3)까지 두 아들을 키우고 있다.

세드리크는 서울에 살며 파리를 자주 오가는 아버지 오 박사, 아내 베랑제르, 여동생 델핀(37·한국명 오수련)과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대화를 한다. 델핀(사진)은 2017년부터 2년간 프랑스 하원 의원을 지냈고, 2019년 유엔여성포럼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그래서 프랑스 정·관계에서 이들 한국계 남매가 잘 알려져 있다. 요즘은 유엔 세대평등포럼 사무총장으로 활동중이다.

세드리크·델핀 남매의 아버지 오 박사는 “남매가 어릴 적 한국 명절마다 한복을 입혀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가르쳤다”고 했다.

세드리크와 델핀 남매의 어릴 적 모습. 아버지 오영석씨는 프랑스에서도 명절 때마다 자녀에게 한복을 입혔다고 했다./오영석씨 제공

세드리크와 델핀 남매의 어릴 적 모습. 아버지 오영석씨는 프랑스에서도 명절 때마다 자녀에게 한복을 입혔다고 했다./오영석씨 제공

 

아버지 오 박사에 따르면, 세드리크는 요즘 파리에서 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설립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세드리크는 최근 유럽우주기구(ESA)의 자문관이 됐다. ESA는 파리에 본부가 있는 기구로서 유럽 각국이 공동으로 설립한 우주개발기구다. 그의 관심이 우주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 같다. 세드리크는 최근 프랑스의 대표 뉴스채널 BFM에 출연해 ESA와 우주 정책 및 산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세드리크는 아직 젊다. 잠재력이 상당한 젊은이라는 점에서 나중에 어떤 일을 하게 될 지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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