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리 김 대위…생일 이틀 앞두고 안타깝게 전사
베테랑 한국계 전 미 육군 장교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원했다가 생일을 이틀 앞두고 전사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의 전략통신정보보안센터는 “지난달 국제영토방위군 소속 폴 리 김(35) 대위가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 지역을 (러시아로부터) 해방시키던 중 전사했다”며 “우리는 그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산하 전략통신정보보안센터(CSCIS 홈페이지./연합뉴스
킴 대위는 지난달 5일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던 우크라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에서 전투를 벌였다. 킴 대위는 이 전투에서 러시아군 12명을 포로로 잡는 등의 성과를 냈지만, 이후 벌어진 러시아 장갑차 부대의 대규모 포격에 전사했다. 생일을 단 이틀 앞둔 날이었다. 킴 대위의 시신은 고향인 미국 텍사스로 옮겨져 현지의 한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킴 대위는 1987년 10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2006년 텍사스 얼리도고교를 졸업하고 미군에 입대한 그는 일반 사병으로 군 생활을 시작해 2011년 보병 장교로 임관했다. 2007년부터 1년간은 이라크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이후 제82공수사단 등을 거쳐 2017년 대위로 제대한 뒤 텍사스 알링턴 대학에서 ROTC 후보생들에게 군사 과학을 가르치고 있었다.
킴 대위의 전사 소식이 알려지자 모교와 지역사회는 추모의 메시지를 내며 그를 애도했다. 텍사스 현지 매체인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은 “12년간 자랑스럽게 조국을 위해 봉사한 폴 킴 대위가 우크라이나에서 주님의 곁으로 돌아갔다”라고 했다.
이 매체는 킴 대위에 대해 “항상 자신보다 타인을 우선시하는 이타적인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오클라호마 미식축구, 친구와 가족을 사랑한 폴을 알고 지내던 모든 이들은 킴 대위를 그리워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