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평 창고서 끼니 해결하던 남매, 중소기업 일궜다

by 벼룩시장 posted Jul 24, 2020

 

6700건 제품 발송, 직원 22명 기업으로 성장한 이앤제이디자인
 

이재혁·이예은 대표, 동대문 원단가게 운영한 아버지 영향받아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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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앤제이디자인 이예은, 이재혁 대표 / 이앤제이디자인 제공

 

코로나사태로 매출이 줄어든 다른 업계와 달리 한국에서는 가구 및 홈 케어 업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감염 예방 차원에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자 생활 환경 개선을 하는 고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동대문구에 위치한 패브릭 전문 기업 '이앤제이디자인'도 뜻밖의 수혜를 본 회사 중 하나다. 지난달에만 6700건의 주문을 받았다.

이 성과를 상반기 성과급 예산을 늘려 직원과 함께 누렸다. 올 상반기에만 약 126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2014년에 설립한 이앤제이디자인은 직원 22명의 작은 회사다. 회사 대표는 친남매 사이인 이재혁(35)·이예은(33)씨가 공동 대표

를 맡고 있다.

회사가 꾸준히 성장하면서 함께 노력한 직원들에 대한 보상의 댓가로 2018년부터 1년에 2번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올 상반기

에는 코로나 특수로 매출이 더 늘어 성과급 예산을 늘렸다고 한다.

남매인 두 공동 대표는 동대문에서 30년 넘게 원단 사업을 한 아버지 밑에서 좋은 원단을 보고, 직접 사용하면서 자랐다. 그런

남매가 자신들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서 의기투합해 창업을 했다.

이앤제이디자인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패브릭 전문 기업이다. 대표 브랜드는 '엘레나하임'이다. 이불이 주 제품이고 쿠션, 앞치마,

식탁보 등 리빙 소품도 판매하고 있다. 모두 맞춤 제작이다. 주문과 동시에 재단을 시작한다. 가격이 저렴한 제품보다는 좋은
디자인과 소재를 이용한 제품을 만드는 디자인 프리미엄 브랜드다.

오빠인 이재혁 대표가 사진 촬영, 디자인, 제품 기획 등 시각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여동생은 그 밖에 인사, 회계, 재무,

마케팅 등을 맡고 있다."

엘레나하임만의 강점을 꼽는다면 자체 생산실과 디자인실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처럼 규모가 작은 회사는 대부분 외주에

맡긴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자체 패턴을 만들자는 목표가 있어 마련했다. 자체 디자이너와

재봉사가 상주하면서 제품을 만든다. , 부자재 등 꼼꼼하게 신경 쓰면서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질이 좋을 수밖에 없다.

남매는 아버지 밑에서 3년 정도 일했다. 주문 취합, 원단 재단, 고객사 납품, 영업 등을 담당해 많은 걸 배웠다. 고객 침구 상담도

능숙히 할 수 있을 정도다. 또 우리 남매는 좋은 원단으로 만든 침구류를 직접 사용했다. 좋은 원단으로 만든 침구류의 좋은 점을

몸소 익힌 셈이다.

두 대표 모두 처음부터 사업에 뛰어든 건 아니었다. 2014년 이재혁 대표는 아버지 원단 사업을 돕고 있었고 이예은 대표는 커피

프렌차이즈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원단 시장은 오프라인이 주였다. 이걸 온라인으로 가져가고 싶었다.

그때 여동생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야근도 많고 밤새고 출근하는 날도 많았다. 이 체력으로 내 사업을 하면 더 나을 것 같았다. 어렸을 때부터 보면서 커서

익숙하고 잘 아는 패브릭 사업을 하고 싶었다. 남매가 의기투합하면서 아버지에게 의견을 물었는데, 아버지는 재혁 대표가 가게

를 물려받길 원했기 때문에 반대를 했다. 그러나 남매의 의견이 처음으로 맞았던 날이라 바로 사업을 시작했다. 창고에 5평짜리

사무실을 마련했다.

이들의 첫 제품은 여름 이불이었다. 오프라인에서 많이 팔린 인기 제품이라 온라인에서도 잘 팔릴 거라고 생각했다. 좋은 소재를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다는 내용을 구구절절 적었다. 보기 좋게 실패했다. 소비자는 아예 더 저렴한 제품을 찾거나 아예 더 고급

브랜드를 찾는다. 어정쩡했던 우리 제품은 매력이 없었던 것이다.

그 다음 제품으로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는데, 그것은 바로 피크닉 매트였다. 쉽게 말하면 돗자리다. 방수 원단으로 만든 돗자리에

디자인과 기능을 입힌 제품이다. 방수 원단은 보통 돗자리가 아닌 보통 도시락 가방에 쓴다. 그때 그 원단을 보고 '앞뒤로 박음질

해서 돗자리로 팔아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마침 인스타그램 '감성샷'과 야외 페스티벌 인기가 맞물려 매출이 많이

나왔다. 제품 가격은 4~5만원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었는데 당시 하루 300개 이상 팔았다. 피크닉매트의 성능과 디자인을 본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 벤츠에게 협업 제안을 받았다. 트렁크에 놓기 좋은 제품으로 뽑혀 신차 트렁크에 함께 나가는 프로

모션이었다."

이처럼 '히트 상품' 개발에 성공했지만 1년 동안은 수익도 못 내고 힘들었다. 피크닉매트로 낸 수익은 모두 회사 성장에 투자했다.

이재혁, 이예은 대표의 월급은 각 20만원이었다. 그만큼 회사에 투자했기 때문에 지금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지금은 자체

생산실과 디자인실, 물류창고를 갖춘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이불 제품인 엘레나하임이 인기를 끈 비결 중 하나는, 유명해진 피크닉매트를 발송할 때 엘레나하임 브랜드 소개 책자를 같이

보냈다. 어느 한 고객이 주문을 하고 조금 지나면 같은 아파트에서 주문이 여러 개 들어왔다. 소재와 디자인에 큰 공을 들이는

제품 가치를 고객이 알아준 것이다.

이들은 우선 좋은 원단을 쓴다. 제품 용도에 따라 어울리는 원단이 따로 있다. 예를 들면 쿠션을 만들기에는 적합한데 이불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이 있다. 이들 남매는 그런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이불의 경우 부드럽기만 한 원단보다는 부드러우면서 튼튼한

원단을 제작해 제품을 만든다. 직접 세탁 테스트를 통해 내구성도 실험한다. 이런 원단이 단가가 비싸다. 최소한의 마진만 남기고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원단을 구하면 디자인 부분에서도 꼼꼼한 과정을 거친다. 디자인 트렌드 리포트 회의를 통해 디자이너

별로 10가지 정도의 콘셉트를 발표한다. 이후 미팅을 통해 올 시즌 자신의 콘셉트를 하나씩 정한다. 이후 각자 패턴과 색감을

정하고 1, 2차 회의를 거쳐 구체적인 디자인으로 발전시킨다.

이렇게 완성한 디자인으로 샘플을 만들어 최종 진열까지 한다. 이때 제품이 구상 단계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예쁘지 않으면 탈락

시킨다. 또 마지막으로 가구에 입혀 진열한 제품 사진을 찍는데, 사진에 예쁘게 담기지 않더라도 탈락이다. 탈락시키거나 수정을

한다. 매출 90%가 온라인 판매로 발생한다. 소비자는 사진만 보고 사기 때문에 더욱 까다롭게 제품을 만들고 보여줘야 한다.

한번은 여동생이 디자인, 샘플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한 번은 재혁 대표가 탈락시킨 제품을 우겨서 출시했던 적이

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래서 깐깐한 과정은 필수가 됐다. 이렇게 탄생한 제품 중 2018년에 출시한 ‘모노톤 60수 침구 베이지

’는 지금까지 5300세트가 팔렸고, 같은해 출시한 시폰 커튼은 41000장을 팔았다.

친남매 사이지만 처음엔 많이 싸웠다. 초반에는 돈이 없었다. 온라인에서 판매가 발생하면 돈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다. 원단 값,

인건비 등을 다 지출하고 나면 판매 수익이 익월 말일에 정산이 된다. 그러니 통장에 계속 돈이 없었다. 20만원이 없어서 다투는

남매를 봤지만 아버지는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독립심을 키우게 하기 위해서였다.

 

“사내 어린이집을 만들 정도로 규모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는 이예은 공동대표는 두 아이의 엄마다. 그녀는 현재

직원 22명 중 21명이 여자다. 애 키우는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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