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새로운 재테크로 각광받는 스니커테그 열풍
▲5억300만원에 낙찰된 '나이키 와플 레이싱 플랫 문 슈'. 사진: 인터넷 캡처
스니커즈(운동화) 열기가 뜨겁다. 발매 전날 저녁부터 줄을 서고, 직장인은 한정판 구입하려고 연차 휴가까지 낸다. '고작' 운동화 한 켤레 사겠다고 그 난리냐고?
하지만 10만~20만원대에 산 한 켤레를 수백만원 심지어 수천만원에 되팔 수 있다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젊은 층에서 최고 투자 수단으로 떠오른 '스니커테크' 이야기다. 스니커테크는 스니커즈와 재테크가 합쳐진 신조어.
스니커즈를 되파는 일종의 중고 거래 시장인 Resell(재판매)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스니커즈 Resell시장은 약 2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미국 투자은행 코앤드컴퍼니는 "스니커즈 리셀 시장이 2025년까지 현재보다 3배 성장한 6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 내다봤다.
제한된 수량만 생산·판매하는 한정판일수록 재판매 가격이 높다. 최근 화제가 된 한정판 스니커즈는 '나이키 에어포스 1 파라-노이즈'. 지드래곤(권지용)이 만든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과 나이키가 협업했다.
출고 가격은 21만9000원. 이 중 나이키 로고가 흰색이 아닌 빨간색 제품은 지드래곤 생일(8월 18일)을 기념해 818켤레 그것도 국내에서만 한정 판매됐는데, 현재 재판매 가격이 300만~500만원을 호가한다.
지드래곤이 지인에게 선물한 노란색 나이키 로고 제품은 88켤레 한정 출시됐는데, 현재 재판매가가 2000만원이 넘는다.
지난해 10월 발매된 '나이키 에어 조던 6 트래비스 스콧'은 30만9000원에 판매됐지만 출시되자마자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6배가 오른 140만~180만원 선에 거래됐다.
180만원에 되팔 경우 수익률이 무려 482%다.
해외에선 이보다 훨씬 높은 재판매가 기록도 많다. 이처럼 극단적 경우가 아니더라도 인기 높은 스니커즈는 재판매로 2~3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데다 수수료나 세금도 낼 필요 없으니 투자처로 급부상할 수밖에 없다.
스니커즈가 2차 시장을 형성하자, 재판매 가격 기준을 잡아주고 정품 여부도 확인해주는 새로운 플랫폼도 등장했다. 미국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스톡엑스(Stock X)'는 '신발업계의 증권시장'이다.
경매 회사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소더비는 지난해 7월 오래된 희귀 스니커즈 경매를 실시했다.
총 100켤레의 스니커즈가 낙찰됐으며 총낙찰액은 129만달러를 기록했다.
낙찰 최고가는 '나이키 와플 레이싱 플랫 문 슈'로 43만7000달러였다.
이 스니커즈는 나이키가 1972년 뮌헨올림픽에 참가한 미국 일부 육상 대표 선수를 위해 12켤레만 생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