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대표 에마 브로일스 우승…모친은 한국인, 부친은 백인계
사진: Arizona State University 웹사이트
20세의 한국계 3세 여대생이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뽑는 '미스 아메리카' 100주년 기념 대회에서 영예의 왕관을 썼다.
연합통신 및 AP 통신 등에 따르면 알래스카주를 대표해서 출전한 한국계 3세 미국인 에마 브로일스(20)가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서 우승했다.
브로일스는 전날 코네티컷주 모히건선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에서 50개 주와 워싱턴DC를 대표해서 나온 쟁쟁한 참가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품에 안았다.
그녀는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우리 가족, 특히 한국에서 미국으로 온 조부모께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가족이 없었다면 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브로일스가 공개한 프로필에 따르면 부친은 백인, 모친은 한국계로, 외조부모가 50여 년 전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정착했다.
그는 "절반은 한국인, 절반은 백인으로 성장하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면서 "미국에는 정체성 문제를 겪는 많은 사람이 있는데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미스 아메리카와 같은 위치에 오른 것은 정말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이 분열을 겪는 시기에 열린 마음과 공감, 포용력을 증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그의 오빠가 어린 시절부터 스페셜 올림픽 선수로 참가해온 배경이 이런 결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브로일스는 12년 전부터 스페셜 올림픽 자원봉사를 했고 그의 가족은 스페셜 올림픽 활동과 관련해 '알래스카주 올해의 가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브로일스가 솔직하고 당찬 대답으로 심사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며 그의 우승을 이번 대회의 베스트 순간으로 꼽았다. 브로일스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강박 장애와 연관한 피부질환을 얻었다가 이를 이겨냈던 과정을 공개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브로일스는 피부과 전문의를 꿈꾸는 애리조나 주립대 학생으로, 이번 대회에서 장학금 10만 달러를 부상으로 받았다.
그녀는 "알래스카에 의대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다른 주 대학으로 진학해 학비 걱정을 했는데 장학금을 받았으니 학업에만 전념하면 된다"고 기뻐했다.